지평선을 그리다: 이춘환
서정아트는 2022년 4월 11일부터 5월 6일까지 이춘환 개인전 《이춘환 : 지평선을 그리다 Lee Choun Hwan: Painting the Horizon》展을 개최한다. 작가 이춘환(1956-)이 이어온 40여 년의 화업에서 볼 수 있는 크고 작은 변화를 조망하고자 기획된 이번 전시는 ‘빛+결’ 시리즈에 주목한다. 수묵화와 수묵 담채 등 동양화의 전통 기법으로 처음 탄생한 ‘빛+결(1989)’ 이후 기법적 변화와 재료의 물성에 대한 실험 및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이 화백은 현재의 빛+결 시리즈에 도달한다.
초기 ‘빛+결’은 초기에 캔버스를 눕혀 물감을 찍어내고, 쌓고, 말리고 또다시 쌓아 올리며 형성되는 층을 통해 작가가 이행하는 인고의 과정을 축약해서 보여주었다. 물성이 지닌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며 물감 덩어리의 입체감이 운율감과 리듬감을 전달하는가 하면, 관람자에게 시각적 환영을 포착하게 한다. 다양한 색감이 역동적으로 어우러지는 동시에 각자의 자리를 양보하듯 충돌하지 않으며 공존하는 현상은 ‘빛+결’ 중반기 작업에서부터 점차 완화되었다. 추상화로 이행하는 과정을 여지없이 보여주며 강렬한 색상 대비, 색채간의 충돌로 인한 역동성 은 붓 끝으로 그 경계를 흐리면서 서정적으로 변화한다.
전시명 《이춘환 : 지평선을 그리다 Lee Choun Hwan: Painting the Horizon》의 ‘지평선’은 지구상의 한 지점에서 볼 때 평평한 지표면, 즉 ‘수면이 하늘과 맞닿아 이루는 선’을 지칭한다. 수묵화를 통해 보여준 초기 단색 계열의 빛+결(1989), 이후 격정적인 색채 대비와 재료 기법에 혁신을 더했던 중반기 작업, 서정적인 색감으로 물든 신작 모두 물결 위에 비친 빛을 형상화하려는 목적에서 출발하지만 이와 동시에 땅과 하늘의 경계를 연결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려는 작가의 순수한 의도가 담겼다. 이는 한눈에 담을 수 없는 광활한 자연에 대한 애정과 그것을 작품 속 중심 주제로 삼고자 했던 이 화백의 예술관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마치 대지의 끝과 하늘의 경계가 맞닿은 지평선을 시각화하는 듯한 이춘환의 현재 작업을 감상하며 그가 추구했던 자연의 이상적 모습을 모색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