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bservers: Moohyun Jo, Gus Monday
서정아트는 이번 가을 부산에서 11월 23일부터 12월 29일까지 조무현과 거스 먼데이(Gus Monday)의 2인전 ⟪관찰자들⟫을 개최한다. 조무현은 표면을 넘어선 내면의 구조와 의미를 탐구하며,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 왔다. 서사 구축자로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작업을 이어오는 거스 먼데이는 사회적 상징과 코드가 얽힌 시각적 서사를 공간을 통해 풀어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프랑스의 철학자 미셸 푸코(Michel Foucault)는 그의 저서 『감시와 처벌: 감옥의 탄생 (Discipline and Punish: The Birth of the Prison』에서 ‘관찰자는 피사체를 통제하려는 자가 아니라, 그 존재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자’라 제시한 바 있다. 본 전시에서 두 작가는 회화, 드로잉, 조각 등 신작 12점 포함한 총 14점의 작품을 선보이며 예술가이자 관찰자로서 개인의 시선이 현실을 어떻게 재구성할 수 있는지 관찰 행위가 갖는 가능성을 탐구한다.
조무현은 겉으로 드러나는 표면의 이면, 즉 보이지 않는 구조와 의미를 탐구하며 이에 대한 고찰을 시각화해왔다. 그는 관찰자로서 단순히 대상의 외형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내면에 숨겨진 관계와 작동 원리를 해독하려는 주체적 자세를 취한다. 특히 '자동차'는 그의 작업에서 주요한 대상이다. 매끈한 표면에 감춰진 자동차 내부의 구조는 보이지 않지만 그 존재를 느낄 수 있으며, 그 속에서 발행하는 기능적 '부피감'은 사용자의 신뢰를 형성한다. 자동차와의 관계 속에서 그는 표면을 관통하는 관찰자의 시선으로 내면을 포착하고, 수집한 자동차 이미지를 바탕으로 내면과 표면의 역설적 관계를 탐구한다. 그는 이러한 관계를 ‘관찰자의 시선’에서 바라보며, 내면의 부피감과 깊이를 회화와 조각으로 재구성한다. 그의 작품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속성에 대한 예민한 관찰을 통해 일상의 사물 속에 숨겨진 상징적 의미를 발견하게 한다. 이러한 탐구는 관찰자로서 그의 시선이 담긴 동시에, 타인의 시선과의 연계를 형성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반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영국을 오가며 자란 거스 먼데이는 다양한 사회, 문화와 역사적인 맥락을 개인적 경험과 접목하여, 일상적 공간 안에 코드화된 서사와 기호를 그려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관찰자로서 그는 예리한 시선으로 공간에 내재된 사회적 코드를 풀어내며, 개인이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드러낸다. 현대적 관점과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양식적 요소를 한 화면 안에 병치함으로써, 과거와 현재의 복합적 관계를 재해석하고 관찰자가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특히 먼데이는 스터디(study)와 스케치(sketch) 시리즈를 한국에서 처음 선보인다. 이 시리즈들은 단순히 예비적 성격을 넘어서, 창작의 중요한 순간을 위한 끊임없는 관찰과 기록, 포착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 작품들은 관찰자로서의 그가 현실을 분석하고 재구성하는 깊이 있는 탐구 과정을 담고 있다.
두 작가는 각자의 작품을 통해 관찰의 행위가 단순히 외형을 바라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 이면의 다층적 의미를 발견해 나가는 여정임을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작품 속 관찰자의 시선과 점차 동기화되며 직관적인 관람을 넘어 분석적인 관찰로 이어지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이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지나쳤던 일상의 풍경 또한 새롭게 조망하며 현실을 재구성하고 재해석하는 예술적 여정에 동참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