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rder of Time: 유르겐 스탁, 홍순명
서정아트는 2024년 마지막 전시로 11월 15일부터 12월 24일까지 유르겐 스탁 b. 1978과 홍순명 b.1959의 2인전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를 개최한다. 화면 안에 여러 레이어를 쌓아 올려 세대의 기억과 경험이 중첩되고 사건의 풍경이 혼재되는 이미지를 선보이는 홍순명과 언어, 이미지의 경계에서 원본에 천착하여 시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으로 주목받아 온 유르겐 스탁은 본 전시에서 과거-현재-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에 대한 통념적인 질서를 전복시키고, 다면적 관점을 제시한다.
시간은 존재의 증명에 있어 필연적 요소이자, 순간과 영원을 잇는 역설적 매개체로써 예술의 영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탐구되어 왔다. 궤적마다 상이한 형태로 존재하고, 그 흐름의 순서, 방향을 가늠할 수 없기에 시간은 명확한 정의가 불가능하다. 이러한 정의 불가능한 개념에 대해 홍순명은 화면 내에서 여러 시대와 장소에서 발생한 사건을 중첩하여, 시간이 지닌 역사성을 축적하고 유르겐 스탁은 시간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순환하는 생태적 존재임을 조형적으로 표현하며, 다양한 층위의 ’시간성’을 해석하는 작업을 각자 천착해 온 고유의 매체에 드러낸다.
독일 뒤셸도르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유르겐 스탁은, 쿤스트 아카데미 뒤셀도르프 석사 과정을 토마스 루프 Thomas Ruff, b.1958에게 수학하고, 현재 독일의 콘라드 피셔 갤러리의 전속 작가이다. 그는 소리, 텍스트, 이미지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는 개념적인 작업을 통해 언어와 소리가 문화적, 지역적 맥락에서 어떻게 다르게 해석되고 전달되는지를 실험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형이상학적인 시간의 개념을 순간적으로 포착하고 미적 수단으로 활용하여 찰나를 영원으로 만드는 작업을 선보인다.
홍순명은 파리 국립 고등미술학교인 에꼴 데 보자르 École des Beaux-Arts에서 수학, 서울과 유럽을 기반으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회화, 사진, 설치 미술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한국의 역사적 경험과 사회적 변화 속에서 개인과 집단의 관계를 탐구한다. 특히 그의 작업에서는 한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현재와 미래의 사회적 사건에 대한 성찰을 제시하며, 개인의 경험이 집단적 기억으로 확장되는 방식과 그 기억이 사회를 구성하는 방식에 대한 지속적으로 철학적 명제를 제시한다.
이번 전시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는 독일의 콘라드 피셔 갤러리 Konrad Fischer Gallery와 협력으로 진행된다. 콘라드 피셔 갤러리는 개념미술과 미니멀리즘을 주도하며 현대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갤러리로, 1967년 뒤셀도르프에 설립된 이래 예술의 혁신적 흐름을 선도해 왔다. 콘라드 피셔는 전통적 미술의 틀을 벗어나 실험적이고 개념적인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선보이며, 미술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브루스 나우만 Bruce Nauman, 칼 안드레 Carl Andre, 칸디다 회퍼 Candida Höfer, 올덴버그 & 반 브루겐 Oldenburg & Van Bruggen, 토마스 루프 Thomas Ruff등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과 긴밀히 협력해왔으며, 이들의 작품 세계를 심도 있게 소개하는 전시들을 통해 세계 미술계에 현대 미술의 중요한 흐름을 지속적으로 선도하고있다.